서프라이즈!🤗 흄세 시즌5 출간을 앞두고 특별호로 찾아온 흄세레터입니다. 특별호인 만큼 요일을 바꾸어 찾아와봤어요.
요즘 흄세의 세 편집자는 시즌5 마감에 한창이랍니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5는 '할머니라는 세계'라는 테마로, 매력적인 할머니 캐릭터가 등장하는 다섯 작품을 준비했어요. 담당 편집자의 인터뷰(라 쓰고 영업이라 읽는)를 통해 작품을 미리 만나보세요.
처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영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로서, 공공연히 스스로가 페미니스트임을 밝히며 여성 인권 운동을 펼치기도 한 위니프리드 홀트비의 《불쌍한 캐럴라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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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불쌍한 캐럴라인》의 줄거리를 짧게 소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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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저마다의 목적으로 ‘크리스천 키네마사’라는 영화사에 ‘한 발씩 걸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일종의 오피스물이랄까요? 총 7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장마다 다른 인물에게 초점을 맞춰 각각의 인물이 어떤 속셈으로 크리스천 키네마사에 발을 담갔는지, 회사 내의 인물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가는지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크리스천 키네마사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일흔두 살의 ‘캐럴라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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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불쌍한 캐럴라인》의 주인공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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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캐럴라인 덴턴스미스. 크리스천 키네마사의 간사예요. 실제 나이는 일흔둘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쉰여덟이라고 소개하죠.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외모이기도 하지만, 외적으로 젊어 보이고 싶은 마음에 하는 거짓말은 아니랍니다. 자기 생각엔 앞으로 10년은 더 거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 나이가 밝혀지면 더 이상 일을 못 하게 될까봐 걱정돼서죠. 미혼에, 가난하고, 가까운 가족도 없고, 이렇다 할 업적도 없는 캐럴라인에게는 회사의 성공이 거의 유일하고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런 그를 사람들은 이 한마디로 정리해버려요. “불쌍한 캐럴라인.” 실제로 매 장이 이 문장으로 끝난답니다. 캐럴라인의 시선에서 그린 7장(마지막 장)만 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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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편집자님이 생각하는 캐럴라인의 매력 포인트를 세 가지만 꼽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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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 제일 먼저 당당한 태도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가난이나 나이 듦, 쭈글쭈글한 피부나 옹이 진 손도 캐럴라인을 위축되게 만들지는 못하죠. 젊은 사람한테 할머니 연기를 해보라고 하면 가장 먼저 굽은 등을 표현하잖아요, 그런데 떠올려보세요, 어깨를 쫙 펴고 양 볼에 홍조를 띤 일흔 넘은 할머니를요! 그게 우리의 캐럴라인이에요.
다음으로는 자신의 감정, 욕망과 정확히 마주한다는 점이에요. 한 예로, 캐럴라인은 손자뻘(!)인 신부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품게 되고 그의 몇몇 행동을 호감으로 착각하지만 이내 그의 마음이 향한 곳은 자신이 아니라 자기를 돕는 어린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좌절하는 대신 이렇게 생각하죠. ‘내 인생이 아름다워진 것은 내가 로저를 사랑해서지 로저가 나를 사랑해서가 아니야.’ 아, 다른 사람들은 알까요? 캐럴라인이 결혼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걸요.
마지막으로는 뻔뻔함을 꼽고 싶어요. 캐럴라인은 조건 없이 자신을 돕는 젊은 친척 ‘엘리너’에게 처음에는 고마워하지만, 나중에는 그 도움을 당연시하고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아…… 실제로 만나면 좀 피곤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대목들이 있는데요, 그렇지만 그 덕에 캐럴라인의 캐릭터가 더욱 입체적이고 현실적이어지는 듯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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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캐럴라인의 성격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장면이나 대사를 소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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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개인적인 사랑보다 강하고 더 오래 지속되는 열정이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해요. 정말 있어요. 적어도 저 같은 여자들에게는 있어요.”
캐럴라인의 젊은 친척이자 곁에서 일을 돕는 ‘엘리너 데 라 루’의 대사예요. 엘리너는 이성의 사랑보다는 스스로의 성공을 좇는 게 먼저인 인물로, 캐럴라인은 그런 엘리너를 ‘자기 성공에만 신경 쓰는 매몰차고 이기적인 현대 여성’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제가 보기엔 캐럴라인도 비슷한 열정을 품은 인물인 듯싶어요. 다른 듯 비슷한 두 여성, 20대의 엘리너와 70대의 캐럴라인을 비교하며 읽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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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할머니라는 세계'라는 이번 테마와 관련해서, 캐럴라인을 통해 새롭게 혹은 새삼스레 떠올린 생각이 있으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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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 비교적 다양한 할머니 캐릭터가 등장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할머니’ 하면 조용하고 현명하고 너그러운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 같아요. 캐럴라인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못해 정반대 지점에 있는 인물이고요. ‘이번 시즌에 보여주려고 한 게 바로 이런 거지! 전형적이지 않은 할머니 캐릭터를 보여주는 거 말이야!’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전형적인 할머니’라는 표현 자체가 웃기더라고요. 나의 할머니가 조용하고 현명하고 너그럽다면, “아, 우리 할머니? 그냥 전형적인 할머니야”라고 소개할 수 있을까? 그러고 싶을까?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나의 할머니를 납작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다짐했습니다. 뭉뚱그리는 표현을 지양하자고요. “《불쌍한 캐럴라인》의 주인공은 전형적이지 않은 할머니입니다!” 같은 말로 쉽게 가려던 지난날을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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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기존의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중에서 캐럴라인과 닮은 인물이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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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떠올랐습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이웃들에게 ‘혐오스런 마츠코’라고 불리던 마츠코가 세상을 떠나고, 교류 없이 지내던 조카 ‘쇼’가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마츠코의 아파트를 찾으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쇼는 마츠코의 지난 일생을 접하게 되죠. 《불쌍한 캐럴라인》은 캐럴라인의 조카들이 그의 장례식을 다녀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가난하게 지냈던 캐럴라인이 있지도 않은 유산을 남기겠노라 유언장을 작성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조롱하죠.
그러나 마츠코와 캐럴라인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우리는 알게 됩니다. 마츠코는 결코 혐오스럽지 않고, 캐럴라인은 ‘불쌍하다’라는 형용사로 설명되는 인물이 아님을요. 두 여성 모두 연민이든 혐오든 남들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삶을 이어나간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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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7. “여자에 대해 뭘 아시지요?” 엘리너가 물었다. “그리고 저에 대해서는 무얼 아시지요?”
이렇게 바꿔 물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할머니에 대해 뭘 아시지요? 그리고 캐럴라인에 대해서는 무얼 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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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8. 특히 이런 분께 《불쌍한 캐럴라인》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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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8. 의미가 깊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일단 재미있는 소설이에요. 그래서 '재미든 의미든 뭐라도 얻고 싶다!', 실패 없는 독서를 원하는 분들게 추천드려요.
통통 튀는 할머니 캐릭터를 중심으로 노년과 여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로 읽을 수도, 회사(일)에 초점을 맞춰 즐길 수도 있거든요.
“덜 독창적이고 더 협조를 잘하는 직원이 회사에 더 큰 이익이 될 것 같았다”, “남들이 할 수 있고, 했고, 하는 일은 수도 없이 많은 것 같았다”, “그 회사는 아주 지긋지긋해. 모든 게 다 지겨워” 같은 문장들은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크게 공감하지 않을까요? (팀장님, 저는 정말 공감을 못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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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불쌍한 캐럴라인》을 10글자로 홍보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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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ING SOON ⭐
《불쌍한 캐럴라인》 *초역
위니프리드 홀트비 | 정주연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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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 5. 할머니라는 세계
예측할 수 없는 삶의 궤적 속에서
돌아보면 언제나 내가 있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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흄세(휴머니스트 세계문학)boooook.h@humanistbooks.com서울시 마포구 동교로23길 76(연남동) 휴머니스트출판그룹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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