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장난감》 미리보기 1
나는 저녁에 가끔 시인들의 손끝에서 나와 이 세상을 뒤흔드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생각하곤 했다. 그럴 때면 마치 입 안에 비명을 머금은 것처럼 내 가슴속으로 고통과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들곤 했다. 나는 그들이 참석하는 축제, 도시에서 열리는 축제, 꽃이 만발한 정원의 햇빛처럼 환한 횃불을 밝힌 울창한 도시공원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자 나를 짓누르던 가난이 손가락 사이로 스르르 미끄러져 내리는 것 같았다.
이제는 자비를 구한다는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 아니, 그런 말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내 영혼은 맨 무릎만큼이나 황폐하고 추하다. 나는 어딘가에 있을 시를, 갑자기 살 속에 절망이 우글거리는 어느 육체, 천 개의 커다란 입과 이천 개의 절규하는 입술이 달린 어느 육체의 시를 찾고 있다. 저 멀리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는 형형색색의 불꽃과 함께 시끌벅적한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하지만 나는 아홉 개의 말뚝에 묶인 것처럼 비참한 나의 세계에 갇힌 채 여기 홀로 있다.
차르카스 거리 1600번지, 아파트 4동, 3층. 내가 책 꾸러미를 배달해야 하는 주소였다.(119~12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