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을 하면 한두 개의 이미지나 문장이 남는 것 같아요. 《위대한 개츠비》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매번 '초록 불빛'을 떠올렸는데요. 이번에 다시 읽은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개츠비가 우두커니 서서 밤새 데이지를 기다리는 장면이 남았어요. 일부를 옮겨볼게요. "잔디밭을 가로지르며 보니 그의 집 현관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고, 그는 크게 낙담했거나 무척 졸린 듯한 표정으로 바깥 현관의 테이블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가 힘없이 말했다. '계속 기다렸는데, 4시쯤 되자 데이지가 창가로 와서 잠시 서 있더니 불을끄더군요.'"
개츠비는 오랫동안 '초록 불빛'을 바라보며 바라던 것을 붙잡으려 합니다. 거의 붙잡았다고 생각했을 텐데, 다시 멀어져버렸습니다. 그 마음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기다리는 마음에 대해서요. 님은 무엇은 기다리고 계신가요?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리고 계신가요?
《왈츠는 나와 함께》는 작가인 젤다와 떼어놓고 읽기 어려워요. 자전적인 작품일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째로 태우는 힘으로 써낸 작품이기 때문인데요. 스콧은 《왈츠는 나와 함께》의 초고 원고를 자신에게 먼저 보여주지 않고 편집자에게 보낸 젤다에게 분노합니다. 젤다는 이렇게 답장을 보내는데요. "나는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치게 낙담했고, 내 인생과 내가 하는 모든 일에서 맴도는 무력감 때문에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거든.”
저는 젤다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어요. 바라는 미래가 있는 사람, 이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 하지만 미래는 자꾸 지연되고 그럴수록 힘을 내어보지만 결국 지치고 말았던 사람. 여기서 스포할 순 없지만 이런 마음으로 읽은 마지막 문단은 정말 슬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