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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6. ‘소중한 것일수록 맛있게’ 목록

COVER STORY

편집자 인터뷰

편집자 추천 콘텐츠

I 비키 바움, 《그랜드 호텔》(1929)

I 카페 어텐디, 구겔후프

I 유튜버 '조빵이Jo_BB' 구겔후프 메이킹 영상 링크

I 유튜버 '조꽁드Joconde's baking' 자허토르테 메이킹 영상 링크

I 비키 바움과 바이마르 문화

A2. 비키 바움은 사후에 출간된 자서전에서 자신을 "이류의 일류 작가"라고 농담하듯 언급해요.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로 명성을 떨쳤지만 통속적이라는 비판에 늘 직면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비키 바움이 여성이었다는 것 그리고 삶과 밀접한 작품들을 발표해왔다는 점을 자꾸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순수 문학의 얼굴'이라 칭해지던 토마스 만의 상찬을 받기도 했거든요(《크리스마스 잉어》에 수록되어 있는 〈길〉입니다). 토마스 만이 심사위원이었던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죠. 유대인이었던 바움은 나치가 자신의 작품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판매를 중지시키자 영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미국 시민권도 얻어요.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그랜드 호텔》이 영화로 성공한 뒤에는 할리우드에서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하죠.

A3. 잉어 요리, 각종 소시지, 양배추 등 여러 음식이 나오지만 제가 가장 먹어보고 싶은 순서대로 소개하자면 구겔후프(Gugelhupf), 럼 트뤼프(Rum trüffel), 자허토르테(Sachertorte) 정도가 있을 것 같아요. 모두 디저트네요😅 구겔후프는 주름이 진 링 팬에서 구운, 오스트리아에서 특히 인기 있는 케이크인데요. 아직 맛보진 못했지만 연남동 카페 표정(@pyojeong_x_x)과 카페 어텐디(@cafe_attendy)에서 팔고 있더라고요. 즐겨찾기 해두었어요! 자허토르테는 초콜릿과 살구잼을 곁들여 만드는 초콜릿 케이크로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해요. 서울 송파나루역 근처에 있는 쁘띠따쁘띠(@cafe.petit_a_petit), 신라호텔 패스트리부티크에서 먹어볼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님! 혹시 추천해주실 가게가 있다면 흄세 인스타로 DM을 부탁드립니다......!

A4. "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식구들은 잉어에게 마음을 뺏겼다. 잉어는 유일한 것, 비밀스러운 기쁨, 숨겨놓은 보물, 커다란 자부심이었다." _〈크리스마스 잉어〉

“난 더 살 거야.” 그녀가 탄식했다. “나는 아직 삶에서 소유한 게 하나도 없어.” _〈길〉

"터질 것 같은 압박감 속에서 그녀가 또렷하고 끔찍하게 마지막으로 본 것은 음식이 가득한 빌리의 둥근 뺨과 행복하게 씹고 삼키는 아이의 관자놀이의 근육이었다. 그때 그 일이 일어났다. 그녀의 내부에서 무언가 부서져서 밖으로 나와 쏟아지고 엎어졌다." _〈굶주림〉

"너무 짠 싸구려 소시지의 안 좋은 맛이 갑자기 역겨웠다. 멋진 남자는 그런 쓰레기 같은 건 먹지 않을 텐데, 멋진 남자들은 대체 뭘 먹지?" _〈백화점의 야페〉

A5.  네 편의 단편은 모두 위트를 갖추고 있으나 비극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붙잡아야 할 희망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 책에서 '비극'은 '벗어나는 데 실패'하면서 생겨요.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하고, 이때 '현실'은 육체를 벗어나려는 영혼을 일컫기도 하죠. 네, 이들은 실패합니다. 실패할 수밖에 없고요. 우리는 삶을 벗어날 수 없고, 행위와 고통을 피할 수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삶에서 무언가 하나쯤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살아갑니다. 지리멸렬한 마음이라도 붙잡아야 하는 사람들 같죠. 각 단편의 등장인물들이 무엇을, 어떤 마음으로 붙잡으며 살아가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뜨거워지는 마음이 들었어요.

A6. 먹고사는 것의 슬픔과 슬픔.

《크리스마스 잉어》에 수록된 작품 가운데  〈길〉, 〈백화점의 야페〉, 〈굶주림〉은 1920~1930년대에 발표되었어요. 이 이야기들은 그 시기에 사람들이 겪은 압박감과 절망적인 삶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바로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인데요. 바이마르 공화국은 1919년부터 1933년까지의 독일을 가리키던 비공식적 지명을 뜻해요.

바이마르 문화는 아주 짧은 시기에 태동했지만, 당대의 예술가들이 이룬 감성은 광범위하게 퍼져나가 20세기 유럽의 문화를 이룩했습니다. 바움은 이 시기의 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죠. 바움 자신 역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흥미롭고, 생산적인 시절"이라고 칭해요.

1929년 바움은 유럽 최대의 출판사인 울스타인에서 편집자 겸 작가로 일합니다. 월간지였던 《Die Dame, Uhu》 및 《Berliner Illustrierte Zeitung》(이하 BIZ) 와 같은 울스타인의 다양한 출판물에 리뷰와 기사를 쓰고 편집했으며, 자신의 소설 다섯 편을 1926년부터 1932년까지 《BIZ》에서 연재하기도 했죠. 《BIZ》의 발행 부수는 거의 200만 부까지 증가했습니다. 바움은 일약 스타가 되었고요. 당시 바움은 '신여성'의 구현체였어요. 울스타인 출판사도 바움을 이렇게 홍보했죠. 바움은 이때 베를린에서 자신이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느꼈다고 해요.

바이마르 공화국은 나치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공화국의 몰락과 나치의 집권은 오랫동안 바이마르 공화국사의 오랜 중심 과제였죠. 그 시절을 잘 보여주는, 1920년~1930년대의 베를린을 거니는 듯한 작품들을 아래 소개합니다. 표지에 서점 링크도 걸어두었어요!